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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터널(The Tunnel, 2021),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는 어떨까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이건 한국산 재난 영화이건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 더 터널.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 테슬라 전기 자동차의 침투율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것. 심지어 영화 안에서도 테슬라가 등장할 정도니, 그 침투율이 상당하단 게 느껴진다. 테슬라 주주로서 아주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 맑고 청정한 지역이라 그런지 오메가 3가 유명하다. 무언가 원료가 조금 더 깨끗하단 느낌이 든달까. 내가 먹고 있는 오메가 3는 Alaska산인데 노르웨이지안 크루즈에서 알래스카까지 관광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어찌 됐건 노르웨이란 단어랑 연관성은 있어 보인다. 서론은 이쯤 하고, 영화를 보다 보다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까지 보게 될 .. 2022. 9. 22.
그래비티(Gravity, 2013), 우주와 탄생의 관계 생명이 시작한다는 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 아이를 낳을 때,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고 한다. 탄생, Birth. 'Gravity'라는 제목보단 'Birth'가 더욱 잘 어울리는 영화다. 우주라는 배경으로 탄생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잘 표현했다. SF를 기대하고 선택했던 영화는 기대와 다르게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았다. 산드라 블록을 태아, 우주를 어머니의 뱃속, 지구로의 귀환을 출산, 바다를 양수, 지구를 밟고 일어서는 장면을 삶의 시작으로 치환해보면, 우리가 어디서부터 생명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두 발로 서서 살아가고 있는지 1시간 30분의 영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사건으로 동료들을 잃고 혼자가 된 산드라 블록은 피곤함을 느끼고 지구.. 2022. 9. 21.
나이스 가이즈(The Nice Guys, 2016), 멋진 녀석들의 환상적인 콤비 멋지지 않은 녀석들이 점차 멋진 녀석들로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러셀 크로우와 라이언 고슬링,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명의 케미스트리만큼이나. 러셀 크로우와 라이언 고슬링, 코미디 장르의 환상적인 교집합 러셀 크로우와 라이언 고슬링, 둘의 만남을 상상해본 적은 없다. ‘언힌지드’에서 교통 체증에 화가 잔뜩 나서 클락션 한 번 길게 눌렀다고 참 교육하는 러셀 크로우와 모습과 ‘노트북’에서 레이첼 맥아담스와 몽글몽글한 로맨스를 보여줬던 라이언 고슬링의 모습을 보고 나면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더군다나 ‘나이스 가이즈’라는 코미디스러운 제목을 달고 두 손을 마주 잡았으니 두 명의 배우, 한 개의 제목, 3가지의 요소가 뭐 하나 끼리끼리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공집합스러운 만남이.. 2022. 9. 20.
퍼펙트 케어(I Care A Lot, 2021),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완벽한 돌봄 퍼펙트 케어, 완벽한 돌봄에 극단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볼 수 있다. 사회복지가와 마피아,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일까. 완벽한 돌봄, 불편한 진실. 간혹 영화를 보다 보면 결말이 이렇게 끝나선 안되는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그 결말이 감독 또는 작가가 생각했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결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자는 다양하고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는 이들도 분명히 있지 않겠는가. 이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불편한 영화였다. 주인공 말라는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법의 집행 명령을 이용하여 강제로 요양원에 입원(또는 감금)시키고 그 노인의 재산은 대리인이란 이름으로 처분하여 이득을 취한다. 노인들은 말라의 퍼펙트한 케어로 사실상 죽을 때까지 요양원에서 나오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된 .. 2022. 9. 19.
아메리칸 슬립오버(The Myth of the American Sleepover, 2019), 청춘들의 미묘한 하룻밤 청춘들의 미묘한 하룻밤의 파자마 파티. 그들은 청춘을 만끽하고 있었고, 그들 안에 피어오르는 호기심을 정중하게 대했다. 무척이나 소중한 청춘의 기억. "사실 저는 친구들과 외박 파티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왜 그렇죠?" "몰라요.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리워지는 것이라서 그런가 봐요." "알 것 같네요." "음, 진지하게 말하면 어렸을 때 할 수 있는 멋진 일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요. 맥주 파티에 나타나거나 홀딱 벗고 수영하기 시작하면 친구 집 거실 바닥에서 보드 게임하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이지 기억도 못할 거예요." "아니면 뒷마당에서 술래잡기하는 거라던가?" "그렇네요. 술래잡기 그립네요." "젊음의 모험 같은 허튼소리를 진지하게 믿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뭐가 문제죠?".. 2022. 9. 18.
레인메이커(The Rainmaker, 1995), 돈벼락과 해방을 내리는 주술사 주술사가 내리는 건 비뿐만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겐 돈벼락을, 누군가에겐 해방을 내려주었다. 우리는 그를 레인메이커라 불렀다. 굴러 들어온 복덩이 영화는 레인메이커라는 사전적 정의를 잘 따르며 이야기를 구성했다. 나는 보통 글을 쓸 때, 쓰려고 하는 단어의 뜻이나 유래를 찾아보고 적는 루틴이 있는데, 이럴 때 미처 몰랐던 단어의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되곤 한다. 영화를 본 후 감상을 적는 것 외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소소한 기쁨도 썩 괜찮다. 그 루틴대로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적기 전에 찾아본 레인메이커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1. 조직이나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람 2. 가뭄이 들었을 때, 비가 내리도록 기원하던 미국 인디언 주술사를 지칭하는 말에서 유래 그럼 첫 번째 사전적 정의에 대한 이.. 2022. 9. 17.
폴: 600미터(Fall, 2022), 높이라는 원초적인 두려움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려움 그 자체 외에는. 다만, 그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상 600미터 위, 높이라는 두려움 영화 속 남녀 세 명의 친구는 아무것도 없는 절벽 위를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였다. 어김없이 절벽 위를 오르며 살아있음을 느끼려는 찰나에 그 들은 남자 친구 댄을 사고로 잃게 된다. 그렇게 둘이 된 그녀들은 한 동안 슬픔에 빠져 인생을 하찮게 허비하고 있었다. 둘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을 다시 한번 준비하게 되고, 그 선택은 지상 600미터 위, 오래되어 방치된 녹슨 TV 타워를 정복하는 것이었다. 지상 600미터 위의 정상, 그 아래 지상 1미터에 첫 발을 내딛는 시간은 20분 13초였다. 영화 시작 20분 만에 그녀들은 타워를 오르기 시작한.. 2022. 9. 16.
콜리니 케이스(THE COLLINI CASE, 2020), 법의 정의란 무엇인가? 악법도 법일까? 이 물음에 무수한 대답이 오고 간다. 그 무수한 대답에 정답은 무엇일까? 3개월 차 초짜 변호사가 맡은 콜리니 케이스. 영화는 파브리지오 콜리니라는 노년의 남성이 한스 메이어라는 재벌 총수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면서 시작된다. 호텔 로비에서 당장이라도 에스프레소를 시켜도 될 정도로 평온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콜리니는 경찰에 자수하고 독일 법원에 구치된다. 그리고 그렇게 3개월 차 변호사 카스파를 만나게 된다. 카스파는 국선 변호사로 콜리니 케이스를 처음으로 재판에 서게 된다. 살인의 사실도 명백하고 모든 증거가 콜리니에게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스파는 최선을 다해 변호한다. 주위 사람들은 콜리니의 자수를 받아 사건 케이스를 종결하기를 바라지만 무언가 석연찮았던 카스파는 조금 더 깊게 사.. 2022.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