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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더 터널(The Tunnel, 2021),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는 어떨까

by 기묭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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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터널 공식 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이건 한국산 재난 영화이건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 더 터널.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 테슬라 전기 자동차의 침투율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것. 심지어 영화 안에서도 테슬라가 등장할 정도니, 그 침투율이 상당하단 게 느껴진다. 테슬라 주주로서 아주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 맑고 청정한 지역이라 그런지 오메가 3가 유명하다. 무언가 원료가 조금 더 깨끗하단 느낌이 든달까. 내가 먹고 있는 오메가 3는 Alaska산인데 노르웨이지안 크루즈에서 알래스카까지 관광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어찌 됐건 노르웨이란 단어랑 연관성은 있어 보인다.

서론은 이쯤 하고, 영화를 보다 보다 노르웨이산 재난 영화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나의 관심을 끄는 단 한 줄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테인과 동료가 연기 가득한 터널로 들어가는 장면
출처 : 유투브 영화

노르웨이에는 1,100개의 터널이 있는데 대부분은 비상구가 없다. 터널에서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하며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각자의 책임이다. 2011년 이후 8번의 터널 화재가 발생했는데 우연의 일치와 영웅적인 행동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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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괜찮은 영웅들의 이야기.

영화 속 주인공인 스테인은 마을을 지키는 구조대원이다. 크리스마스날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터널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 스테인은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산소통을 달고 동료와 터널 속으로 들어간 스테인은 연기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사고 현장을 파악하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밖으로 나와 한숨 돌리던 스테인은 또 다른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이 놈의 전화를 던져버리던가 해야지, 좋은 소식을 들려주는 법이 없다.) 스테인의 딸도 터널 속에 갇혔다는 소식이었고, Mental이 나간 스테인은 그대로 차를 타고 돌진한다. 그렇게 터널 속에서 김서방.. 아니 딸내미 찾기가 시작된다. 2016년 하정우의 ‘터널’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생활 속 무서움을 만들어낸 영화다. 하정우는 사실상 혼자 터널에 갇혀 살기 위해 자신의 오줌을 받아먹기도 하며 생명의 끈질김을 보여줬다면, 이 노르웨이산 ‘터널’은 생활 속 무서움에 맞서는 구조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람을 살리는 영웅담은 언제 들어도 멋있는데, 그게 주위에서 일어날만한 일이라면 더더욱 와닿는다.

물론 영화의 아쉬운 점은 있다. 터널 속에서 처음 차가 폭파되며 사건이 발생된 이후로는 특별히 긴장감을 주는 사건이 이어지지 않는다. 정말 사람을 살리는 구조대의 현실적인 모습이 담겨있다. 이런 면이 영화라기보다 오히려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란 말은 공감하지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게 봤습니다.”정도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하다.


잡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다. 나는 그런 영웅들을 동경한다. 대학교 때 영화의 이해란 과목을 수강하며 제출했던 과제가 생각난다. 영화를 선택하고 그 안에서 영화의 연출 방법 등을 해석 또는 분석하는 과제였다. 이를테면 카메라가 아래에서 위를 향하면 위압감이나 권위를 보여주는 장면을 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과제에서 내가 선택한 영화는 '아마겟돈'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 세계를 구하는 영웅들의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과제에서 어떤 장면을 분석했는지까지 아직도 기억이 나는 걸 보니, 분명 혼자 신이 나서 과제를 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대단한 긴장감이나 재미를 주진 않았지만 내게는 이 영웅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자신을 내던지고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구한다는 건 머릿속으론 이해하지만 내게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정말 주저하지 않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을 수 있을까. 나는 그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존경한다.
아아, 이제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3가지다. 테슬라, 오메가 3 그리고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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