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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콜리니 케이스(THE COLLINI CASE, 2020), 법의 정의란 무엇인가?

by 기묭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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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니 케이스 공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악법도 법일까? 이 물음에 무수한 대답이 오고 간다. 그 무수한 대답에 정답은 무엇일까?


3개월 차 초짜 변호사가 맡은 콜리니 케이스.

영화는 파브리지오 콜리니라는 노년의 남성이 한스 메이어라는 재벌 총수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면서 시작된다. 호텔 로비에서 당장이라도 에스프레소를 시켜도 될 정도로 평온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콜리니는 경찰에 자수하고 독일 법원에 구치된다. 그리고 그렇게 3개월 차 변호사 카스파를 만나게 된다. 카스파는 국선 변호사로 콜리니 케이스를 처음으로 재판에 서게 된다.

살인의 사실도 명백하고 모든 증거가 콜리니에게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스파는 최선을 다해 변호한다. 주위 사람들은 콜리니의 자수를 받아 사건 케이스를 종결하기를 바라지만 무언가 석연찮았던 카스파는 조금 더 깊게 사건을 살펴보게 된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 몬테카티니로 향한 그는 콜리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콜리니가 재판을 받는 장면
출처 : 유투브 영화

 

도대체 어떤 법이 메이어의 편이 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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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 법, 악법도 법일까.

1944년 독일의 나치가 이탈리아를 점령했을 무렵, 나치 독일의 반대 세력에게 2명의 독일인을 잃은 나치 독일군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몬테카티니에서 2명의 10배인 20명의 무고한 시민을 총살한다. 그렇게 총살당한 사람 중 콜리니의 아버지가 있었고, 콜리니는 총살을 명령한 나치 독일 장교에게 복수심을 가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나치 독일이 패망하고 전범 재판에서 당시 20명의 총살을 명령했던 나치 독일 장교가 재판에 서게 된다. 하지만 1968년에 '드러 법'이 시행된다. '드러 법'은 전범 행위자들의 살인을 과실치사로 인정하는 법이었고 과실치사의 공소시효가 20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죄 선고였다. 그렇게 무죄를 받은 나치 독일 장교가 바로 콜리니에게 살해된 한스 메이어였다.

독일 법원에서 나치 독일에 일조했던 한스 메이어에 대한 사실을 밝혀낸 카스파는 여론의 우세를 점하게 된다. 그는 비록 무죄로 선고되어 끝난 사건일지라도 현시점에서 '드러 법'이 정의에 맞지 않는 부분을 꼬집었다. 법의 질서는 중요하지만, 그 질서가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카스파는 콜리니 케이스로 법의 정의를 지켜냈다.


잡설

Dura lex, sed lex.
'악법도 법이다.'는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실정법주의를 주장하던 일본의 법철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자신의 책에서 쓴 구절이다. 그럼, 악법도 법일까? 정의하기 어렵다. 법의 질서를 위해 악법도 법으로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정의롭지 않은 법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논란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치열하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란 얘기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법의 정의를 지키기 위한 초짜 변호사의 간절함이 있다. 그리고 꽤나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법이란 건 쉽게 바뀌지 않으며 지속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법도 유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입 맛에 맞게 시시각각 변화해야 한단 얘기는 아니다. 다만, '세상을 바꾼 변호인'처럼 시대상과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에 맞춰 법이 변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그러므로 '악법도 법이다.'에서 만족하지 말고 올바른 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우리 또한 관심을 가지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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