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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내부고발자들: 월급쟁이의 전쟁(Whistleblower, 2018), 진실을 파헤치는 회사원의 집요함

by 기묭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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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들 월급쟁이의 전쟁 공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각종 음영으로 얼룩져 흐릿해진 사회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진실을 파헤치는 집요함이다. 대단한 사회적 지위가 있을 필요는 없다. 사회를 구성하는 회사원의 집요함만 있으면 된다.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

러너스 하이의 정의는 이러하다.

  • 30분 이상 뛰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의식 상태나 행복감과 비슷하다.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며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 생긴다.

뛰기 시작한 30분은 죽을 정도로 힘들지만, 30분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힘듦 대신에 행복감만 남은 채로 나머지 거리를 뛰게 해 준다. 이 영화의 러너스 하이 지점은 단 10분이다. 120분에 육박하는 러닝 타임에 단 10분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머지 110분을 엄청난 집중력과 기대감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러너스 하이는 마라톤의 완주 시간과도 비슷한 영화 러닝 타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내부고발자들의 키맨. 노무라 만사이를 클로즈업 한 장면
출처 : 유투브 영화

일본은 회사의 상식을 세상의 상식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요. 뭐랄까, 일본인의 DNA에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아요.
옛날엔 가문, 지금은 회사. 그걸 지키기 위해선 사람 목숨보다 회사의 목숨을 우선시하죠. 사무라이는 가문에서 쫓겨나면 졌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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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이라는 폐쇄성.

폐쇄적인 일본인의 성격은 장인 정신이라는 본받을만한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면 가문, 회사 내에서 해결하거나 은폐하기 급급했다. 새로운 상식과 해결법으로 더 나아가기보단 본인이 쫓겨나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은폐하는 것이었다.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했던 대사가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문제란 건 그것을 대하는 사람에 따라 그 형태가 정해진다. 이 영화는 그러한 사실을 꼬집었다.

과거부터 폐쇄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 운영은 20-30년 전엔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TOP10을 주름잡던 일본 기업들이 지금은 단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해준다. 기업은 유기체다. 폐쇄성만 가지고는 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작은 라멘 가게를 몇 세대에 걸쳐 운영할 때나 상관없겠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은폐하려는 자들은 기업의 본질을 간과했다. 그렇게 침몰해갔다.

영화라는 매체는 생각 이상으로 새로운 지식과 교훈을 손에 쥐어준다. 이 영화 또한 그러하다. 시간을 보내기 위한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더욱 다양한 영화를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잡설

왜 옛날엔 전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기업들이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 적 있다. 여태껏 최고를 유지하는 일본 기업은 제조업과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노하우가 쌓이는 정밀 산업이 전부이다. 우리는 지금 티스토리에서 글을 쓰고 구글에서 광고를 받으며 각종 자료는 네이버, 유튜브 등 웹 사이트를 활용하고, 거리를 거닐며 아이폰으로 아이디어를 끄적이거나 테슬라의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는 걸 보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이런 사회적 변화 현상에서 도태됐다. 그 이유를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정확하겐 일본 기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깨부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 또한 큰 배에 난 작은 구멍으로부터 서서히 물이 차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침몰해가는 배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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