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하트식 스탠딩 코미디를 영화에 녹인 영화, '나만의 시간'이 아니라 '케빈 하트의 시간'이 맞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근래 들어 케빈 하트의 영화가 자주 보인다. 영화 속에서도 스탠딩 코미디에서 관객을 쥐락펴락하던 그 짬이 어디 가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케빈 하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코난 쇼’에서 아이스 버그와 함께 출연자 1명의 운전 연수를 도와주는 영상이 떠오른다. 특유의 깐족거림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코난 쇼, 케빈 하트'를 유튜브에 검색해보길 바란다.
‘미 타임’이 어떤 의미인가 했더니, ‘나만의 시간’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뛰어난 건축가 아내를 둔 케빈 하트는 전업 주부로 애들을 돌보고, 학부모회장 역할을 해내는 어쩌면 억척스러운 남편이었다. 그런 생활에 권태기가 온 케빈 하트는 ‘미 타임’을 계획한다. 바비큐를 배 터지게 시켜먹거나 친구의 조언에 따라 스트립쇼 가게에도 다니며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마저도 영 재미가 없다. 그래서 케빈 하트는 건드려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건드리고 만다.
케빈 하트식 나쁜 의도는 있지만 해롭지 않은 짓.
마크 월버그는 케빈 하트와 오랜 시절 알고 지낸 괴짜 친구다. 매년 생일에 상상치도 못한 이벤트를 생각해내고 케빈 하트를 초대해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영화의 첫 시작은 모든 스포츠 중에 가장 부상률이 낮다는 윙슈트를 입고 다이빙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부상률이 낮아서 안전한 스포츠는 아니다. 대신 모든 스포츠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다. 즉, 살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인 내기성 짙은 홀짝 스포츠이다.
케빈 하트는 올해의 '미 타임'은 마크 월버그에게 헌납하기로 했다. 그래서 몇 년 만에 친구를 만나러 갔더니 다짜고짜 버스를 태운다. 버스가 도착 한 곳은 데스 벨리. 마크 월버그는 이번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의 원시생활을 기획했다. 먹을 것도 자급자족에 화장실은 간이 변기였다. 간이 변기를 들고 절벽으로 올라간 케빈 하트는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는데, 서늘한 시선에 옆을 돌아보니 퓨마가 노려보고 있다. 퓨마와 1:1 맞짱을 뜨게 된 케빈 하트는 등에 퓨마가 할퀸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승리하게 된다. 등에서 피가 많이 난다는 친구의 말에 상처를 확인하던 케빈 하트의 한 마디.
"내 척추를 꺼내려고 했어.." 그리고 기절.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서 돌아온 케빈 하트는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친정으로 여행 간 아내에게 집적거리는 남자가 있다고 오해하게 되고, 마크 월버그와 함께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몰래 집에 찾아간다.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둘은 ‘나쁜 의도는 있지만, 해롭지 않은 짓‘을 시작한다.
사람에겐 꼭 필요한 소금을 싱크대에 버리거나 와인셀러에 온도를 올리고 저장해놓은 영화 리스트를 삭제하기에 이른다. 마크 월버그는 모든 신발의 왼쪽만 훔치기 시작하다 끝내 둘은 수영장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해롭지 않은 짓을 마무리한다.
복수로는 ‘미 타임’을 만족하지 못했는지 둘은 못다 한 파티를 케빈 하트의 집에서 열기로 한다. 파티를 즐기던 중 아내가 집에 돌아오게 되고, 자신이 아내를 오해하고 ‘미 타임’이란 명분으로 가정의 평화를 망치게 됐다고 생각한다. 결국 ‘미 타임’ 이란 건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었지, 자신만을 위한 쾌락의 시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짧았던 ‘미 타임’을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끝난다.
잡설
그런데, 다이너마이트가 엔딩곡이라니. 확실히 BTS의 위상이 전 세계에 뻗어져 있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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