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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또 한 번의 여름(Upcoming Summer, 盛夏未來, 2021), 청춘과 여름의 상관관계

by 기묭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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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여름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여름이 지나가던 어느 날, 청춘들에게 또 한 번의 여름이 찾아왔다.


청춘과 여름의 상관관계.

역시나 여름이었다. 청춘들의 성장과 가장 가까운 계절은 여름이다. 봄도 가을도 겨울도 아닌 여름이었다. 여름이란 단어가 주는 생동감이 청춘들의 주체하지 못하는 에너지를 잘 나타낸다. 정위싱과 천천은 여름에 만났지만 그들 사이에 생긴 이야기는 또 한 번의 여름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렸다.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그들 안에 무언가 피어오르는 시간이었기에.

천천은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하던 착실한 여학생이었다. 그러다 수능이 다가오는 날, 부모님이 자신 몰래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수능 시험장에서 수능을 포기한다. 수능날까지만 이혼한 사실을 비밀로 하고 계속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부모님의 계획을 알게 된 천천은 수능을 포기하게 되면 부모님이 헤어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수능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 소문이 날 때 즈음에 다른 이름이 들리기 시작한다. 바로 정위싱이다.

정위싱은 천천과 마찬가지로 전교생 중에 수능을 보지 않은 2인 중 한 명이었다. 정위싱은 자신이 좋아하던 연상의 여인과의 관계가 깨지게 되니 그까짓 수능 안 보고 말지라고 유치한 치기에 수능을 안 보게 된다. 우연히 둘이 각기 다른 이유로 수능을 보지 않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천천은 수능을 보지 않은 이유를 정위싱과 사귀다 헤어져서라고 말하게 되고, 둘은 그렇게 엮인다.


정위싱과 천천
출처 : 유튜브 영화

"만약 미래에 어느 날,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우리를 좋아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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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과 수 번의 담금질로 단단해진 청춘들.

서로가 누군지도 몰랐던 둘은 세상 누구보다 열렬한 사랑을 한 후에 그 사랑의 아픔으로 일생일대의 수능도 포기한 사이가 된다. 정위싱은 천천이란 애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와 가까워지게 되고 어느 순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는 절친한 사이가 된다. 그러나 무릇 청춘들이 그렇듯, 천천은 정위싱과 시간을 보내며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 2학년 때부터 짝사랑했다는 비밀까지 얘기하게 되지만 정위싱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연상의 여인만 있었고, 둘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저주에 걸린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던 계절에 가을이 다가올 때 즈음, 또 한 번 찾아온 여름에 둘은 무척이나 뜨겁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이란 담금질에 둘은 더욱 단단해졌다. 시간이 지나 정위싱은 자신의 오랜 꿈인 DJ가 되었고, 천천도 대학에 진학해 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페스티벌 무대 위에서 디제잉을 하는 정위싱을 바라보는 천천의 응원 섞인 눈빛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잡설

영화는 정위싱과 천천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라고 할 수 있는 수능을 포기하며 생긴 일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 어떤 선택보다 유치한 선택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수능은 인생에서 몇 번 없는 기회 또는 이벤트 중 하나라고 부를 만큼 큰 일이다. 뭐 그들 나름대로 고민했겠지만, 그런 수능을 한 순간에 포기한다는 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어쩌면 단순한 치기에 내린 결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 유치한 결정이 그들에겐 가장 진정성 있고 했어야만 했던 결정이었을 수 있다. 그 시절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영화 끝에 그들이 이룬 결과를 보면 결국엔 고작 수능 한번 안 본 것뿐이었다. 별일이 아니다. 누군가 아무리 대단한 일이라고, 중요한 일이라고 말할지라도 내겐 그 무엇보다 더욱 가치를 둬야만 하는 일이 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정위싱과 천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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