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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루저스(The Losers, 2010), A-특공대에 가려진 숨겨진 보석

by 기묭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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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스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루저스로 불리긴 아까운 영화다. 그러나 그 상대가 A-특공대였다. A-특공대와 맞붙은 모든 영화는 루저였기에 너무 큰 상대를 만난 게 불운이었다.


A-특공대와 맞붙은 지독한 불운.

가수들은 컴백 시기를 조절해서 나온다. 아주 전략적이다. 어쩌다 대형 가수랑 컴백 시기가 겹치기라도 하면 그 간 준비했던 노력과 의상과 음반은 오로지 팬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되어버린다. 팬들만 만족하면 되는 건 아니다. 사회는 그렇게 돌아간다. 회사는 투자를 하고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세대가 지나도 잊어먹지 않을 만한 명성이라도 건져야 한다. 그래야 다음이 있다.

이 영화는 컴백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가 있다. ‘A-특공대‘ 가 바로 그 영화다. 각자의 특기에 도가 튼 사람들을 모아 팀을 결성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을 수행한다. 헬리콥터를 탈취하는 건 기본이고, 삐뚤어진 사춘기같이 엇나가는 사람은 꼭 팀에 한 명씩은 있다.

‘A-특공대’는 2010년도에 개봉했다. ‘루저스’의 개봉 시기와 같다. 영화의 구성은 아주 빼다 박은 듯이 비슷한데 모든 영광은 ‘A-특공대’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도 그럴 것이 'A-특공대‘에 먹거리가 너무 많았다. 리암 니슨에 브래들리 쿠퍼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했는데 캐릭터의 개성이 더욱 강력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루저스’라는 영화는 같은 시기에 개봉했지만 개봉 시기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A-특공대'의 오마쥬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루저스
출처 : 유투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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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특공대를 오마쥬한 영화로 불리긴 아깝다.

그럼 이 영화가 단지 오마쥬에 끝날 정도로 재미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2010년도에 소녀시대가 가요 대상을 쓸었어도 씨엔블루, 아이유, 씨스타, 비스트 등 쟁쟁한 가수들이 많았다. 그들 모두가 훌륭하지 않은 노래를 발표해서 상을 못 받는 건 아니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A-특공대’의 가려지긴 했지만 이대로 사장되기에는 아까운 영화다. 2010년 이전에 개봉했더라면 오히려 오마쥬의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작전 중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대원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때부터 이들은 갈 곳을 잃고 죽은 사람들로 위장해서 살아가는 ‘루저스’가 된다. 그다음부터는 자신들을 버리고 죽이려고 했던 주인을 찾아 역으로 물어 죽이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대단한 액션이나 기가 막힌 스토리는 없지만 통쾌함은 분명히 있다. 일상 속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시원한 한 방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럼 이 영화다.


잡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다. 타이밍은 본인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만, 피치 못하게 '타이밍이 안 맞았다.'라는 말로 뭉뚱그려 어쩔 수 없었던 일인 양 만들곤 한다. 이 영화는 타이밍을 잘 맞췄어야 했다. 그냥 뭉뚱그려 말하기엔 결과가 너무 처참했다. 하필 A-특공대라니. 지독하게도 강한 상대와 맞붙었다. 간혹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독일이나 브라질 축구 대표팀을 이기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베팅하는 건 역베팅이다. 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지만 그래도 독일이나 브라질 축구 대표팀 경기가 재밌는 걸 어쩌겠는가. 이 영화를 교훈 삼아 타이밍의 중요성에 다시금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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