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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테이크오버(The Takeover, 2022), 내 마음의 장벽은 뚫지 못한 해커의 이야기

by 기묭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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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오버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이 정도 완성도로는 컴퓨터 방화벽은 뚫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의 장벽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상당히 괘씸해서 집중할 수가 없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 지하철 6호선 역촌이 아니라 지구촌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간 접근의 벽이 허물어지고, 어디서든 그 나라의 문화가 어떠한지 찾아볼 수 있는 정보의 리터러시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 차이를 제외하고는 이미 대부분의 문화가 큰 틀에서 Globalization, 즉 세계 표준화되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말았다.

이 영화는 그런 나의 안일한 생각을 그러지 말라고, 정신 차리라고, 다그쳐 주는 영화였다. 아무래도 나에겐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영국 정도까지의 영화가 성향상 잘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도대체 이 나라들을 제외한 나라의 영화는 왜 아직까지도 이질감이 느껴지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테이크 오버'는 네덜란드 영화다. 영화 초반 대사를 들을 때부터 어라? 영어가 아니네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여 이 영화가 과연 재밌을까 라는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아니나 다를까 스토리를 대충대충 넘어가려는 그런 얄팍한 마음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나는 그런 마음이 괘씸해서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테이크오버
출처 : 유튜브 영화


나름 괜찮은 화이트 해커 이야기

영화는 멜 반디손이라는 화이트 해커의 얘기를 바탕으로 이끌어 나간다. 상업화 전인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진단하고 상업화 여부를 인증해주는 화이트 해커로 일하고 있는 멜 반디손은 어느 날 사람의 얼굴을 AI로 인식하고 그를 바탕으로 버스를 자율 주행하는 데에 데이터를 사용하는 한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진단하러 간다. 당시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어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를 임시로 심어 놓고 저녁 약속에 나선다. 그러나 그 기업의 백도어는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었고, 중국 정부가 자율주행 기업을 통해서 사람들의 얼굴을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멜 반디손이 심어 놓은 바이러스 탓에 의도치 않게 중국 정부를 건드리게 된 그녀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쫓기게 된다.


테이크오버
출처 : 유튜브 영화


멜 반디손을 쫓고 있는 조직은 기업에 진단을 왔던 그녀의 얼굴을 불법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그녀에게 살인범의 누명을 씌운다. 살인범으로 보이도록 비디오를 조작했고 매스컴에 공개적으로 뿌렸다. 그녀가 숨을 곳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그녀는 누명을 벗어나기 위해 맞서 싸우기로 다짐한다. 비디오가 조작된 증거를 찾을 방법은 오직 하나다.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다시 접촉해야 했고, 그 방법은 도망자 같은 생활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기업으로 직접 잠입하는 방법뿐이다. 그녀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화이트 해커로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적진을 향해 달려간다. 그녀는 비디오가 조작된 증거를 찾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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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오버
출처 : 유튜브 영화


잡설

영화의 스토리만 보면 리뷰 초반 혹평을 쏟아낸 것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어갈만한 소재임이 분명하다. 다만, 중간중간 ‘아 왜 저러지’, ‘저기서 왜 도망을 안 가지?’, ‘아니 버린 휴대폰을 굳이 다시 들고 와서 추적을 당한다?’ 등등.. 이런 별 것도 아닌 생각들이 너무나도 많이 드는 장면 장면들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를 그냥 송두리째 갉아먹었다. 특히 영어권이 아닌 영화에서 이런 장면들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영화는 문화 그 자체다. 각 나라의 문화가 어느 정도 표준화됐다고 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가 숨김없이 드러나는 영화를 보고 나면 아직도 내가 좋아하는 문화와 그렇지 않은 문화의 간극이 역촌역과 지구촌 사이의 크기처럼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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