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생각

미드나잇 런(Midnight Run, 1990), 야반도주, 그 이상의 유쾌한 여행

by 기묭 2022. 11. 6.
300x250

미드나잇 런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비행기, 트럭, 승용차로 모자라 맨 몸 래프팅까지 하는 현상금 사냥꾼과 비리를 저지른 회계사. 두 사람의 여행이 굉장히 유쾌하다.


우유병 하나도 배달 못하는 현상금 사냥꾼

조금도 자극적이지 않은 유쾌한 로드무비를 한 편 봤다. 로버트 드 니로는 과거에 경찰이었다가 현재는 프리랜서 현상금 사냥꾼으로 직종을 변경한 후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잡아 경찰에 넘겨 돈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보석금을 떼먹고 도망간 찰스 그로딘을 잡아달라는 의뢰였고, 그 금액은 무려 10만 달러였다. 찰스 그로딘은 알고 보니 마피아의 회계사로 일하고 있었고, 그는 마피아의 돈 1500만 달러를 훔쳐 자선단체에 기부한 나쁜데 착한 사람이었다.

영화 속에서 32년이나 젊어진 1990년도의 로버트 드 니로는 움직임과 생각이 재빨랐고, 이른 시간에 찰스 그로딘을 손에 넣게 된다. 로버트 드 니로는 찰스 그로딘을 LA로 데려가야만 1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고 이때부터 둘의 로드무비가 시작된다.

제일 처음 비행기를 타고 LA로 돌아가 일을 쉽게 끝내려 했지만 찰스 그로딘은 비행 공포증이 있다는 거짓말로 비행기에서 아카데미 주연상에 버금가는 발작 연기를 펼쳤고 그로 인해 둘은 비행기에서 기장에게 쫓겨난다. 그 들이 선택한 다음 루트는 기차였다.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찰스 그로딘을 노리는 또 다른 현상금 사냥꾼 때문에 위기를 맞지만 당수 내려치기로 해결한 후 기차에서 내린다. 다음은 버스다. LA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겠는가. 버스도 녹록지 않다. 마피아의 돈을 훔친 회계사를 찾는 사람은 현상금 사냥꾼만이 아니었다. 마피아 조직이 두목을 잡기 위해 증인이 필요했던 FBI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버스의 도착지를 알고 있던 FBI가 미리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이미 FBI와 회계사를 처리하려는 마피아 조직이 집결해 있었다. 그 아수라장 같은 곳에서 벗어난 로버트 드 니로와 찰스 그로딘의 다음은 승용차였다. 승용차를 타고 돌아가던 중 기관총이 달린 헬기를 타고 쫓아온 마피아 조직을 보고 찰스 그로딘은 참다 참다 한 마디 내뱉는다.

“우유병 하나도 배달 못할 거야! 당신들처럼 한심한 현상금 사냥꾼은 처음 봐! 으아!”


찰스그로딘과 로버트드니로
출처 : 유튜브 영화


비행기, 트럭, 승용차로 모자라 맨 몸 래프팅까지 하는 두 사람.

승용차에서 뛰쳐나온 둘은 강가로 뛰어든다. 이제 살아남기 위해 보트 없이 맨 몸으로 래프팅까지 하게 생겼다. 그 강가에 끝에 다다른 둘은 지나가던 인디언의 트럭을 얻어 타고 그 들의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있던 작은 경비행기가 갑자기 움직이는데 조종사는 비행 공포증이 있다고 속인 찰스 그로딘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달아다려던 찰스 그로딘을 로버트 드 니로가 몸을 날려 막는다. 미션 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맨 몸으로 비행기 바깥에 타고 있던 장면은 로버트 드 니로가 원조였다. 다음은 화물차다. 화물이 실린 기차에 몰래 타서 횡단하기 시작한다. 도착지에 FBI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 그 들은 기차에서 내린다. 그리곤 트럭을 훔쳐 다시 LA로 향한다. 이쯤 되면 현상금 사냥꾼과 비리를 저지른 회계사가 아닌 생과 사를 함께한 동료가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그래서 로버트 드 니로는 ‘댁과 하는 여행’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에겐 이제 이 상황이 친한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 되었다.

300x250

로버트드니로
출처 : 유튜브 영화


영화 끝에 이르러 로버트 드 니로는 결국 찰스 그로딘을 놔주게 된다. 그에겐 찰스 그로딘을 넘기고 10만 달러를 받는 일보다 찰스 그로딘과의 추억과 그의 목숨이 더욱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그 고마움을 느낀 찰스 그로딘은 몸속에서 30만 달러를 꺼내 로버트 드 니로에게 건네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
비행기부터 기차, 버스, 승용차, 래프팅, 트럭 등 갖가지 운송 수단을 겪은 로버트 드 니로에겐 이제 30만 달러가 수중에 있었고 편하게 택시를 타고 돌아가려 하지만 잔돈이 없는 그는 결국 뚜벅이로 공항을 벗어나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찰스그로딘
출처 : 유튜브 영화


잡설

이 영화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미드나잇 런’이라는 영어 단어가 내게는 야반도주 정도로 느껴질 만큼 영화 속 둘의 분위기는 악연이 아닌 인연으로 이어진 친한 친구들의 여행으로 느껴졌다. 다. 산전수전 다 겪는 여행은 악연을 인연으로 만들어 줄 정도로 대단한 요리 도구니, 나도 서울 시내에서 벗어나 함께 야반도주를 떠날 친구를 한 명 구해야 하나 싶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