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생각

불릿 트레인(Bullet Train, 2022), 총알탄 사나이가 아니라 총알 열차탄 사나이

by 기묭 2022. 10. 15.
300x250

불릿트레인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행운과 불운 모두 중요하지 않다. 그 상황에서 내가 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가방이 아니라 내 목숨부터 회수해오자.

예고편에서 브래드 피트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점에서 배우가 가지는 브랜드 파워라는 게 절로 실감이 난다.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건 중요치 않았다. 분명 그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나를 실망시키기에는 부족할 테니까. 이런 나의 생각을 증명이라도 해주듯이 다행히도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좋았다고 표현하기는 모르겠지만 분명 나쁘진 않았다.

영화는 브래드 피트가 물건 회수 의뢰를 받고 열차에 올라타면서 시작한다. 그는 단순히 가방을 가져오라는 의뢰를 받았고 그 임무는 간단해 보였다. 그러나 그 가방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몰랐던 게 실수였고, 그는 곧장 총을 챙겨서 열차에 오르지 않은 걸 후회했다. 열차에는 전설적인 킬러인 백의 사신의 아들이 있었고, 돈이 담긴 가방은 그의 것이었다. 브래드 피트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의 킬러들이 그 가방을 노리기 위해 열차에 올라탔다. 브래드 피트는 이제 가방 회수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 빼앗기지 않고 회수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된다.


브래드 피트
출처: 유튜브 영화


300x250

운 따위는 없다. 내가 만들어 가는 거지.

영화 속 브래드 피트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항상 자신을 자책하며 자신은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항상 불운이 따라오고 그래서 이런 안 좋은 일이 벌어진다고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불운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별 일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고, 행운과 불운 따위로 나눌 수 없는 일이었다. 종이컵에 물을 담아 걸어가다 물이 넘쳐 옷이 젖는 일은 불운이 아니라 실수다. 반대로 여러 명의 킬러 중 하나였던 ‘키싱 부스’의 조이 킹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항상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끝에 이르러 결국 살아남은 자는 브래드 피트였다.

“세상에 행운, 불운 같은 건 없고 그냥 운명에 휘둘리며 사는 거지.”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대사다. 결국 영화의 핵심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서 운이나 타령하며 칭얼대지 말고 스스로 바꿔나갈 행동을 하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행운이니 불행이니 하는 건 본인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에 대한 회피 단어에 불과하다. 마지막에 브래드 피트는 평소였으면 역시 난 운이 없어라고 말할만한 장면에서 역시 난 운이 좋아라고 끝맺음한다. 행운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가방을 회수하러 열차에 탔다가 킬러들의 대잔치로 자신이 목숨을 잃을뻔한 상황에서 다행히 자신의 목숨까지 회수하고 돌아온 브래드 피트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잡설

우리는 간혹 '거꾸로 생각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회사에서 업무가 몰아치는 상황에 '어휴, 이 짓을 또 해야 하네'라고 생각하기보단 '나를 믿고 맡겨주는 거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야근 후에 너무나도 배가 고픈 상황에 저녁에 라면을 끓여 탁자로 옮기는 와중에 쏟아진 라면을 보고 '이런 xx'이라고 말하기보단 '야식으로 라면 먹으면 몸도 붓고 몸에 안 좋지 뭐, 닭가슴살이나 먹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러하다.
몇 가지 예시를 들고나니 '거꾸로 생각하기'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다시 거꾸로 생각해봤다. 화나는 건 화나는 거고 배고픈 건 배고픈 거다. 그냥 최선을 다해 업무를 해내고, 라면을 조심스럽게 옮겨서 먹을 수 있도록 하자.

300x250

댓글